"금고 속에는 금이 많지만 국민들 주머니에는 돈이 귀하고, 쌀 창고에서는 쌀이 썩지만 주린 배를 움켜쥔 사람이 가득합니다. 헐벗은 사람은 많은데도 옷 공장에선 일거리가 없어 녹이 쓸고, 집 없는 사람이 넘치는데 셋집들은 비었습니다. …… 어느 시대나 어느 지방이나 사회가 책임져야 할 생활에 실패한 사람, 사회에 희생된 사람이 없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들을 구호하고 책임지는 것은 사회의 마땅한 의무일 것입니다. 그들을 동정하고 붙들어 주는 것은 이웃된 사람의 본분일 것입니다. 더구나 오늘 이 시대에 있어서는 너무도 비참이 큽니다. …… 정성 드린 한 푼의 돈을 우리는 자선냄비에 던집시다. 그 돈 한 푼으로 하여금 우리의 뜨거운 인류애를 상징하게 합시다. 동정하는 사람이나 동정 받는 사람이나 값싼 눈물만 찬미하는데 그치지 말고, 그 너무나 알기 쉽고도 동시에 너무나 잊기 쉬운 사회 개량을 위해 힘쓰자는 의식을 분명히 깨우칩시다."
81년 전 오늘 동아일보 사설 '마음이 귀하다' 일부를 요즘 말로 옮겨 쓰다. 올해 자선냄비는 찾아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