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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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64 백백교


사실 어떤 종교를 이끌려면 똑똑한 것보다는 인간의 마음을 잘 읽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남자 마음을 가장 심하게 흔드는 존재는 미녀. 일제시대를 풍미한 백백교(百百敎) 교주였던 전용해도 이 점을 이용했다. 무학이었대도 교주를 자처하는 인간이 사람 한 둘도 못 꼬실 리가 없는 건 당연한 일. 그는 일단 예쁜 딸을 둔 부모들을 꼬셔 딸을 자기한테 시녀(라고 쓰고 첩이라고 읽는다)로 바치게 만들었다.

이렇게 수상한 종교에는 언제나 돈이 오고 가는 법. 30년 넘게 백백교에 빠진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여동생을 첩으로 바쳤고, 전 재산까지 헌납했다. 그러자 자기 유산이 모두 사라진 한 청년이 교주 면담을 요구했고 만남이 성사됐다. 그는 이 자리서 교주 전용해를 힘으로 제압해 버렸다. 전용해는 도망쳤다. 청년은 곧바로 경찰서로 뛰어갔다.

8개월에 걸친 경찰 조사 결과 백백교 비밀장소에서 나온 시신은 총 346구. 전용해도 어느 짐승이 얼굴을 다 뜯어먹은 시체로 발견됐다. '백백백의의의적적적감응감감응하시옵숭성'만 외외우면 무병장수한다던 평소 주장과 달리 그는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두개골은 2011년까지 ‘범죄형 표본’ 골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돼 있었다. 이 글을 보는 기자 여러분이 그 전에 수습·인턴 기자 신분인 적이 있었다면, 국과수 표본실 한 쪽에 있던 그 두개골이 바로 백백교 교주의 것이었다.

기사 읽기: http://bit.ly/YQeb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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