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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세금을 어떻게 걷을 것인가


• 지난 글에서 '우리부터 세금을 더 내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게 소위 있는 자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는 길이라는 주장이었다. 여전히 우리 지갑은 굳게 닫은 채 있는 자들 호주머니를 털자도 믿으신다면 이 글을 읽지 않으셔도 좋다.

•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나도 정말 세금 내기 싫다. 그건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터. 그러면 세금을 세금이 아닌 것처럼, 재미있게 걷는 게 제일 좋다. 그러니까 '톰 소여 놀이'를 활용하자는 거다. 혹시 모르시는 분을 위해 밝히자면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서 주인공은 이모한테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하라는 벌을 받지만, 이를 '놀이'로 승화해 오히려 친구들한테 돈을 받고 페인트칠할 수 있는 '권리'를 판다. 당연히 자기가 혼자 했을 때보다 더 빨리 페인트칠을 마쳤다.

• 세금과 페인트칠이 무슨 상관있냐고?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이 톰 소여 놀이 대표 사례다. 사실 우리 모두 소소한 용돈벌이라도 해보겠다고 스포츠토토를 질렀을 테지만, 그 돈은 리틀야구 대표팀이 월드시리즈서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됐다. 로또 역시 마찬가지고, 다른 복권도 그렇다. 보통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500원은 당첨자들 몫, 100원은 복권 운영 비용이다. 나머지 400원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 소외계층 복지 지원 비용이 된다. 복권을 살 때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 것이다.

• 이런 건 어떨까. 세상에 넘쳐나는 게 자기 운동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이런 앱 유료 버전을 만든다. 추가 기능을 제공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경쟁용이다. 일정한 목표를 제시한다. 목표를 달성하면 상금을 주는 것이다. 실패한 사람 몫까지 가져와서 말이다. 당연히 이 돈 중 일부는 따로 떼어 저소득층 운동 지원 자금 등으로 활용한다. 적정한 목표는 무엇인가, 얼마를 배분해야 하나 등 복잡한 문제를 처리해야 하겠지만 못할 건 없을 터. 특히 우리는 전 국민이 ID(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지 않은가.

•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BS 홈페이지에 초등학생 또는 미취학 학생용 문제은행을 만든다. 모든 초등학교 시험 문제는 이 문제은행에서만 낸다. 학부모가 내야 할 돈은 없다. 대신 학생이 문제를 맞출 때마다 일정 금액(예를 들어 한 문제를 맞출 때 1원)이 미리 등록한 기업체 계좌에서 빠져 나간다. 이렇게 쌓은 돈은 모두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으로 쓴다. 이를 부담한 기업체는 당연히 감세 혜택을 받는다. 역시 시행 세칙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문제가 있겠지만 불가능할 건 없다.

• 부자들에게 '버스 전용차로 통행권'을 팔면 어떨까? 지하철역 이름은 파는데 대학·기업에 동(洞) 이름은 왜 못 팔지? 이 돈을 모두 저소득층 이동권 보장, 지역 거주 환경 개선 등에 쓰는 거다. 세상에 너무 상업주의에 물드는 게 싫다고? 그럼 세금 더 내시라. 이것도 하기 싫고 저것도 하기 싫으면서 언제까지 부자들에게만 세금 더 내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다. 최소한 이 정도 감투는 씌워줘야 한다.

• 사람 머리는 저마다 비슷하기에 어쩌면 이미 이런 아이디어를 누군가 이미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 법적 걸림돌 때문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우버' 때문에 난리인 나라 아닌가.) 하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공동구매에 참가하는 소비자는 바보다. 그냥 혼자 급하게 생각한 이야기들을 횡성수설했으니 아예 이런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경진대회를 열어보면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을까. 물론 이때도 상금(감투)은 두둑히 챙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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