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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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잘난 척 혹은 고민


• 회사에서 인터넷 뉴스팀 같은 형태를 새로 만든단다. '당연히' 가기 싫다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지금(예전?) 같은 형태라면' 가기 싫다. 그리고 인터넷뉴스팀에 기자보다 더 필요한 건 개발자와 디자이너라고 믿는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한 예전에 인터넷뉴스팀이 사라졌던 그 이유로 또 사라지고 말 것(혹은 가기 싫은 팀이 되고 말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기자는 단독에 살고 단독에 죽는 직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소위 '스트레이트부서'에서 일할 때 나 역시 (며칠 안 되지만) 1면 단독 기사를 쓰고 온 날에 잠 못 이루기도 했었다. 오죽했으면 국제부에 발령받고 나서도 '대사관 마와리(廻り)'를 돌겠다고 했을까. (그래서 누구도 받지 않은 '방글라데시 대사 e메일 해킹 해프닝' 같은 기사도 썼다. )

• 그런데 사실 이런 건 철저하게 '공급자 마인드'라는 것. 어떤 의미에서는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 인터넷뉴스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공급자 관점에서 '디지털(모바일) 퍼스트'를 외쳐봤자 별 무소용이라는 말씀이다. 우리 독자들은 정말 그걸 원하나? 아니면 그게 독자보다 반 발 앞서가는 유일한 길인가?

• 스포츠부에서 내가 기획 기사(칼럼)를 쓸 때 떠올리는 '독자 페르소나'는 녹두 고시촌 분식집에서 밥이 나오길 기다리는 무릎 튀어나온 추리닝 입은 사내다. 언젠가는 꿈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 혹은 '내가 이렇게 잘난 걸 세상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그가 끼니를 해결하기 앞서 그 시간 동안 지적 만족감(우월감?)을 느끼도록 도와주고 싶다. 물론 그가 정말 시험에 합격했다고 '고시 생활 황 기자 기사를 읽고 큰 힘을 냈다'고 말할 리는 없겠지만…

• 물론 매스미디어에서 일하면서 이런 틈새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월급쟁이로서 기자 노릇을 게을리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까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고 보도자료를 처리하는 일 말이다. 


• 정말 인터넷뉴스팀에서 쓴 기사는 인터넷에서 인기가 있나. 그걸 어떻게 알지? 그리고 그러면 무슨 소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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