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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띠, 백말띠…띠 색깔은 어떻게 정할까

access_time 2019.01.03 14:15


2019년은 기해(己亥)년, 돼지의 해이다. 그것도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 동양문화권에서는 하늘을 뜻하는 천간(10개)과 땅을 뜻하는 지지(12개)를 조합해 그 해의 이름이 정해진다. 오행에 따르면 기(己)는 황색을, 해(亥)는 돼지를 뜻한다. 12년 전인 2007년은 정해(丁亥)년이었다. 정(丁)은 붉은색을 뜻하므로 ‘붉은 돼지의 해’였다. 당시 황금돼지의 해라며 열을 올렸는데 짝퉁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운수가 좋은 해라면서 출생률이 높았다. 진짜 황금돼지의 해가 온다. 풍요롭고 다복한 한 해가 되기를.

위는 지난해 12월 31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여적(餘滴)]황금돼지의 해' 가운데 마지막 문단. 이 가운데 '적확(的確)하지' 않은 내용은 없을까요?


예, 맞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조합해 부르는 간지(干支)는 원래 음력으로 나누는 것. 아직 음력으로 새해가 아니니까 - 올해 음력 1월 1일(설날)은 양력으로 2월 5일입니다 - 2019년이 시작됐다고 해서 기해년도 시작됐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틀렸다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애매하다는 뜻입니다.)


 십간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任)  계(癸)    
 십이지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십간과 십이지가 하나씩 들어나면서 연월일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지난해가 무술년이었으니까 무→기, 술→해가 되어서 올해는 기해년이 되는 식. 10과 12의 최소공배수는 60이기 때문에 갑자년이 다시 갑자년이 되려면 60년이 걸립니다. 이게 바로 환갑·還甲 또는 회갑·回甲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태어난 아이는 나중에 자기가 돼지띠가 아니라 개띠라고 이야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음력으로는 아직 무술(戊戌)년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내년 양력 1월 3일에 태어난 아이는 쥐띠가 아니라 돼지띠라고 이야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세상은 이미 경자(庚子)년을 맞았다고 시끄럽겠지만 말입니다.


띠는 음력 1월 1일 기준이 아니다

그렇다면 올해 2월 4일에 태어난 아이는 무슨 띠일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올해 음력 1월 1일은 2월 5일입니다. 


이 아이는 개띠가 아니라 돼지띠입니다.


이건 사주팔자를 따지는 사주명리학에서는 음력 1월 1일이 아니라 24절기 중 맨 처음에 오는 '입춘(立春)'에 해가 바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올해 입춘이 바로 2월 4일입니다. 2월 4일은 음력 1월 1일이 되기 전이지만 사주명리학 관점에서는 이미 해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 아이는 돼지띠가 되는 겁니다.



물론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내년 설날은 1월 25일이고, 입춘은 그대로 2월 4일입니다. 따라서 내년 1월 25일~2월 3일에 태어난 아이들은 음력 생일은 경자년 1월 1~10일이지만 띠로 따졌을 때는 돼지띠가 됩니다.


(참고로 설날은 양력 날짜가 변하는데 절기 날짜는 그대로인 건 절기는 양력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따지지만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는 법. 역술인에 따라서는 전년도 동지(冬至)부터 띠가 바뀐다고 풀이하는 '소수파'도 있습니다. 이 때도 음력 1월 1일이 띠가 바뀌는 기준이 아닌 건 마찬가지입니다.


띠 앞에 색깔은 어떻게 붙일까?


이 글 맨 처음에 인용한 '여적'은 12년 전 정해년은 '붉은 돼지의 해'였고 기해년이 진짜 '황금 돼지의 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건 또 어떻게 정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게 운동회 때 팀을 청군, 백군으로 나누는 것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이때 등장하는 표현이 바로 음양오행입니다. 음양(陰陽)은 뭔지 아시죠? 오행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다섯 행성 움직임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행(五行)입니다. 고대 중국인은 이 행성 움직임이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둘은 합치면 5×2로 10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십간입니다. 이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십간이 특정한 방향과 색깔을 상징한다고 믿었습니다. 


 구분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任)  계(癸)
 음양  양(陽)  음(陰)  양(陽)  음(陰)  양(陽)  음(陰)  양(陽)  음(陰)  양(陽)  음(陰)
 오행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방향  동(東)  남(南)  중(中)  서(西)  북(北)
 색깔  청(靑)  주(朱)  황(黃)  백(白)  현(玄)


이 표를 보시면 정(丁)은 붉은 색을 뜻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해(亥)는 문자 그대로 돼지라는 뜻. 그래서 정해년은 '붉은 돼지의 해'가 되는 겁니다. 기해년이 왜 '황금돼지의 해'가 되는지도 아시겠죠? 


당연히 황금돼지띠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잊으셨겠지만 사실 무술년인 지난해에도 '황금개띠'라는 표현이 유행했습니다. 또 백말띠 여성에 대한 오해도 들어보신 분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가장 최근에는 1990년(경오년)에 태어난 분들이 백말띠입니다.


아, 아직 운동회 비밀을 설명드리지 않았네요. 이 표에 나오는 다섯 가지 색깔이 바로 그 유명한 오방색(五方色)'입니다. 동양문화권에서는 남쪽을 정방향으로 칩니다. 남쪽을 보고 서면 동쪽이 왼쪽이 되고, 서쪽이 오른쪽이 됩니다. 좌청룡, 우백호라는 표현이 존재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좌청룡 우백호는 남주작, 북현무로 이어집니다.)


예전에 차전놀이를 할 때는 팀을 동부·서부로 나눴고 당연히 청색과 백색을 상징색으로 썼습니다. 이 전통이 이어져 운동회 때 청군, 백군으로 팀을 나누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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