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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덴노 연호는 레이와(令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일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는 장면. 아사히신문 제공


다음달(5월) 1일 일본에서는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끝나고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립니다.


헤이세이, 레이와는 임금(또는 황제)이 즉위한 해에 붙이는 이름, 즉 연호(年號)입니다. 전 세계에서 여전히 연호를 쓰는 나라는 일본뿐입니다. 연호라는 게 원래 중국 한(漢)나라 때 시작한 한자 문화권 전통이고, 한자 문화권에서 군주제를 이어오고 있는 나라가 일본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일.


일본에서 '겐고(元號)'라고 부르는 연호는 무쓰히토(睦仁·1852~1912) 덴노가 메이지(明治)라는 연호를 쓴 뒤로 '일세일원(一世一元)' 원칙에 따라 덴노가 세상을 떠날 때만 한 번 바꾸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살짝 다릅니다. 


일본 나루히토 친왕(왼쪽)과 하키히토 덴노. 도쿄=교토(共同)통신 


현재 일본 황실을 대표하는 아키히토(明仁·86) 덴노가 고령 등을 이유로 생전에 조기 퇴위하겠다는 뜻을 2016년 밝혔고, 실제로 이달 30일 퇴위식(退位禮正殿の儀)을 열고 물러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덴노가 생전에 물러나는 건 1817년 아들 닌코(仁孝·1800~1846)에게 자리를 물려준 고가쿠(光格·1777~1840) 덴노 이후 202년 만에 처음입니다.


아히키토 덴노가 물러나고 나면 장남 나루히토(德仁·59) 친왕이 덴노 자리를 물려받습니다. 이에 일본은 1989년 아키히토 덴노가 즉위한 뒤 30년 만에 연호를 바꾸게 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서기만큼 연호를 많이 쓰는 만큼 미리 대비할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 즉위 한 달 전 새 연호를 발표했습니다.


만요슈 원본.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 '만요슈(萬葉)'에 실린 '매화의 노래(梅花の歌)'에서 따온 것. 원래 표현은 "初春の月にして,  氣淑く風ぎ, 梅は鏡前の粉を披き、蘭は佩後の香を薰らす(2월 초봄 아름다운 달에, 공기는 맑고 바람은 상쾌하니, 매화는 거울 앞에 분처럼 하얗게 피었으며, 난초는 여인 내음처럼 향기롭구나)"입니다. 서기 645년 고토쿠(孝德·596~654) 덴노가 '다이카(大化)'라는 연호를 쓰기 시작한 뒤 중국 고전이 아닌 곳에서 연호를 가져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본 최근 겐고(元號)

 덴노  연호  출처  재위
 무쓰히토(睦仁)  메이지(明治)  역경(易經)  1867~1912
 요시히토(嘉仁)  다이쇼(大正)  역경(易經)  1912~1926
 히로히토(裕仁)  쇼와(昭和)  서경(書經)  1926~1989
 아키히토(明仁)  헤이세이(平成)  사기(史記)  1989~2019
 나루히토(德仁)  레이와(令和)  만요슈(萬葉集)  2019~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추위가 끝나고 봄을 알리는 매화꽃처럼,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내일을 향한 희망과 함께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연호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호가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왕호(王號)로도 쓰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는 편의상 무쓰히토 덴토, 아키히토 덴노 같은 표현을 썼지만 공식적으로는 연호를 따라 메이지 덴노, 헤이세이 덴노 등이 맞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나루히토 친왕은 이번 연호 결정에 따라 레이와 덴노가 되는 겁니다.


새 연호를 경정할 때는 일본 정부는 유명 학자들로부터 후보를 추천 받아 이를 3~5개로 추린 뒤 각료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올해는 레이와 이외에도 △반와(萬和) △반호(萬保·또는 반보) △에이코(英弘) △코시(廣至·또는 코지) 등이 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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