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을 계획 중인 연인은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앞으로 법적으로 혼인 상태가 아닌 커플이 발리 여행 도중 성관계를 맺으면 최대 6개월까지 징역형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빈탄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맞습니다. 앞으로는 인도네시아 어디서든 미혼 커플이 성관계를 맺으면 불법입니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회는 다음주에 새 형법을 통과시킬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마련한 현재 형법이 인도네시아의 독립성과 종교적 독실함을 담고 있지 못하다면서 법령 개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종교는 이슬람교입니다. 인도네시아는 국교는 따로 없지만 전체 인구 가운데 90% 가까이가 무슬림인 나라입니다.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사이에는 "국가는 신의 섭리와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국민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는 견해가 컨센서스를 이룬 상황입니다.
새 법률안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남편과 아내로 함께 살면(live together as a husband and wife)" 불법입니다. 이런 이들은 6개월을 감옥에서 보내거나 아니면 1000만 루피아(약 85만 원)를 벌금으로 내야 합니다. 로이터는 "1000만 루피아는 인도네시아 사람들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도 당연히 이 법률 적용을 받습니다.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현재 각국 주(駐)자카르타 대사관은 인도네시아 여행 계획이 있는 자국민들에게 주의하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팀 린지 호주 멜버른대 인도네시아법 센터장은 "외국인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 결혼증명서를 지참할까? 당연히 그렇지 않을 거다. 그렇다고 처벌을 받지도 않을 거다. 발리 경찰이 '너는 결혼하지 않았잖아. 나한테 돈을 좀 주면 처벌을 면하게 해줄게'하면서 뇌물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결혼해도 성(姓)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기혼 커플도 귀찮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새 형법이 불법으로 규정한 건 미혼 커플 사이 성관계뿐만이 아닙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을 비판해서도 안 되고 공산주의 사상을 전파해서도 안 됩니다. 또 미성년자에게 콘돔 같은 피임용품을 보여주는 것도 불법이고 가짜 뉴스도 처벌 대상입니다.
도대체 이 나라 국회는 지금이 21세기라는 걸 알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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