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분석 결과입니다.
회원수 1800만 명을 자랑하는 중고 물품 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는 지난해 이 사이트에서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한 쪽만 사고 판 결과를 분석해 20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이 사이트에 올라온 에어팟 한 쪽 거래는 약 2만2000 건. 평균 24분마다 한 건씩 올라온 셈입니다.
그러면 어느 쪽이 많았을까요?
이 2만2000건 가운데 오른쪽이 약 1만1980건으로 왼쪽(9920건)보다 약 2000건 정도 많았습니다. 비율로 따졌을 때는 오른쪽이 54.5%, 왼쪽이 45.5%였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래 시세 분석 결과 오른쪽이 왼쪽보다 비싸다는 걸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오른쪽 거래가 더 활발하다는 결과를 접했을 때는 왼쪽을 더 많이 잃어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왼쪽을 잃어버렸으니까 본인에게는 오른쪽만 남아 있을 터. 새로 에어팟을 사면 오른쪽을 중고 시장에 내놓을 겁니다.
그러면 중고 시장에는 오른쪽 물량이 더 많을 테고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오른쪽 에어팟 가격이 더 낮아야 합니다.
실제로는 오른쪽이 더 비쌌으니까 상황이 반대입니다.
오른쪽을 잃어버린 이들이 새로 에어팟을 사는 대신 오른쪽 에어팟을 중고로 구매한 것.
이게 왜 이상하냐고요?
아니, 도대체 어떤 분들이 처음부터 오른쪽 에어팟만 가지고 있는 걸까요?
첫 번째 가능성은 양쪽을 같이 파는 것보다 한쪽씩 파는 게 판매자에게 더 이득이 된다는 것.
물론 이 자료만 가지고는 양쪽 모두 있을 때 가격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왼쪽과 오른쪽을 따로 파는 가격이 양쪽을 같이 파는 것보다 더 비싸다면 굳이 같이 팔 필요가 없을 겁니다.
이때 오른쪽 수요가 더 많으니까 오른쪽 가격이 올라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두 번째 가능성은 오른쪽만 공급하는 '업자'가 따로 있다는 것.
중고나라라고 해서 꼭 개인 대 개인으로만 거래를 해야 한다는 법을 없을 테니까요.
이런 이들이 존재한다면 오른쪽이 물량도 더 많은데 가격도 더 비싼 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진실은 과연 어느 쪽일까요?
아, 보도자료에 에어팟을 한 쪽만 잃어버렸을 때도 새 제품으로 사려면 양 쪽 모두 사야 한다고 나와 있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새 제품도 한 쪽만 살 수 있는 방법이 차고 넘침니다. 그렇다면 오른쪽만 공급이 더 많은 게 꼭 이상한 일은 아닐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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