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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처음으로 '살아 있는 로봇' 나왔다

기계 장치를 넣지 않고 살아 있는 세포만으로 만든 로봇 '제노봇'. 미국 버몬트대 제공


미국에서 '살아 있는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15일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따르면 미국 버몬트대와 터프츠대 공동 연구팀은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수정란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만을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 개구리 학명이 '제노푸스 라에비스(Xenopus laevis)'라 이 로봇에는 제노봇(Xenobot)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폭은 약 1mm. 


연구팀은 이 개구리 배아에서 세포를 긁어낸 뒤 이를 피부 세포와 심장 세포로 분화시켰습니다.


그러자 피부 세포는 스스로 몸체를 만들었으며 심장 세포가 만든 심장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몸체를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몸체를 잘랐을 때도 스스로 회복했습니다.


그다음 슈퍼컴퓨터 모델(=인공지능·AI)을 활용해 두 세포를 테트리스 블록 쌓듯이 섞어 쌓아 로봇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세포로 만들었다고 해서 이 로봇을 동물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로봇은 입이나 소화기관이 없습니다. 대신 배아와 마찬가지로 난황에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약 일주일 정도 지나면 이 에너지가 모두 떨어져 활동을 멈추게 됩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조슈아 본가드 버몬트대 교수(수리과학공학)는 "제노봇은 우리가 알고 있는 로봇과는 다르고, 어떤 생물체 종(種)과도 다르다"면서 "프로그램이 가능한 새로운 유기체를 만든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이어 "환경 오염이 심각한 곳에서 미세 플라스틱 등 오염 물질을 먹어 치우거나, 사람 동맥 안에 들어가 혈전(血栓)을 없애거나 약물을 전달하는 등 환경·의학 분야에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감각 세포와 신경 시스템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수준으로 이 로봇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로봇과 생명체 사이 경계는 그렇게 점점 더 희미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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