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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 The World in 50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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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계주의 시대에 살 수 있는 바탕은 '예측 가능성'이다. 이 예측 가능성은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했다. 학부 때 철학 교양 수업 하나 들었다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다큐멘터리는 기본적으로 생명공학, 양자학, 유전자학 분야에서 현재 이룬 성과와 이루려는 목표를 가지고 미래를 그려 나간다. 시멘스나 혼다 같은 기업체 연구소도 물론 등장한다. 이들이 출연해 크게 건강, 도시, 에너지로 나눈 미래 모습을 보여준다. 진행은 '평행우주'로 유명한 가쿠 미치오(加來道雄) 뉴욕 시립대 교수(물리학)가 맡았다. 제작은 독일 공영방송 ZDF.


# 건강

치료 기술도 물론 발전하겠지만 역시 예방이 관건. 사람들은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는 대신 옷만 잘 고르면 된다. 특수 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건강 상태를 계속 점검할 수 있다. 혹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섬유에 부착된 마이크로칩이 가까운 병원에 연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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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공대 자이라먼(Jayaraman) 교수가 이 특수 섬유 제작에 열심이다. 지금도 입을 수는 있지만 옷을 빨 때마다 제품을 분리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뇌파를 이용해 인공 관절을 움직이는 기술이나 줄기세포 같은 것들은 많이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이런 일을 누군가 하고 있으리라고는 내 상상력이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 결국 미래를 만드는 건 상상력이다. 기술은 그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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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큐멘터리는 에피소드마다 픽션을 등장시키고 이를 현재 기술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건강 편에서 마리 역을 맡은 메건 게이. 출처: ZDF 홈페이지
아, 물론 '살 안 찌는' 유전자 연구도 흥미로웠다. 현실과 너무 다른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을 뿐 -_-


# 도시

도시 편에선 역시 자동차였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무인 자동차 자체가 몹시 신기한 건 아니지만 '미래의 상징'이라고 해야 할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사실 '건강'편에서 나오지만…)

현재 폴 몰러(Paul Moller) 박사가 만든 자동차는 이 정도로 하늘을 난다.


무인 자동차도 장애물 세 개를 두고 한 참을 고민할 정도로 갈 길이 멀다. 그래도 그 무엇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란다.

그 다음 관심거리는 저장 매체. 'Life After People'에서 "과학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아직 이집트 석판보다 나은 저장 매체를 못 만들었다"고 한탄하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미래형 데이터 저장 수단은 '데이터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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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기간은 1000년 정도로 석판에 못 미칠지 모르지만, 이만한 크기에 DVD 200장이 들어가면 퍽 쓸만하지 않을까? 게다가 인류가 정말 하루아침에 사라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니 계속 백업할 테고.


# 에너지

우주에서 태양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 지구로 쏘는 기술은 보고 들은 적이 있다. 바다 깊은 곳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 그런데 혹시 '우주 엘리베이터' 들어보셨는지?

가쿠 교수가 설명하는 대로 딱 '재크와 콩나물콩나무'다. 먼저 지상 기자와 유인 우주선을 케이블로 연결한다. 그 다음 작은 캡슐에 타고 우주선까지 곧바로 날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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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런 터무니없는 일을 하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폭발 위험이 존재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니까. 어쩐지 우주왕복선보다 이 쪽이 더 무서울 것 같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결국 세계 여러 나라, 특히 미국과 중국이 사이좋게 잘 지내야 한다고 결론을 낸다. 흠을 잡고 싶은 건 아니지만, 결국 그렇게 해야 하는 거겠지?


# 옥의 티

디지털 크리스털을 신나게 자랑해 놓고 에너지 편에서는 컴퓨터에 이런 저장 장치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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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롬은 그렇다 치고 3.5인치 FDD는 2009년에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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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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