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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4 제사 문제를 재론하노라


경북 영주에 사는 주부 박성녀 씨가 냇물에 투신자살했다. 시어머니 상을 당한 박 씨는 아침저녁으로 상식을 받들었다. 그러나 기독교를 믿던 남편은 상식을 올리지 말라고 했다. 이에 박 씨는 죽음으로 자신의 효심을 증명한 것. 동아일보는 조상을 모시는 건 우상숭배가 아니라며 '제사 문제를 재론하노라'라는 사설을 썼다.

…사람 몸을 본떠 만든 우상이 아닐지라도 혹은 거울로 혹은 주옥으로 혹은 칼로, 그 밖의 어떤 모양으로든지 물형(物形)을 만들어 어떤 곳에 모셔두고 신(神)이 거기 있고 영혼이 거기 있다하여 숭배 기도함은 일체 우상숭배라 할 것이니…

여기 등장하는 칼(劍), 거울(鏡), 주옥(璽)은 일본 왕실 상징인 삼종신기(三種神器). 조선총독부는 이날 바로 무기정간 처분을 내렸다. 총독부는 정지이유서에서 "동아일보는 표면상 독립을 선동하는 일은 피하되 (중략) 로마의 흥망을 논하며 은근히 조선 부흥을 이야기하고, 이집트의 현정(現情)을 논해 결국은 조선의 독립을 실시하고, 아일랜드 문제를 이야기하여 조선인심을 풍자해 반역심을 자극한다"고 썼다. 그러니까 1920년 조선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열리고 복잡한 세계였다.

기사 읽기: http://bit.ly/TbH5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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