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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20 김득구 사망


김득구가 쓰러졌다. 1982년 11월 14일(한국 시간) 김득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호텔 특설링에서 챔피언 레이 맨시니(미국)를 상대로 WBA 라이트급 챔피언전을 벌이고 있었다. 경기는 14라운드까지 이어졌다. 공이 올리자마자 김득구는 맨시니를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라이트 훅에 턱을 맞고 의식을 잃었다.

김득구가 결국 세상을 등진 건 5일 뒤. 어머니는 뇌사 상태에 있던 아들 입에서 산소마스크를 떼는 데 동의했다. 제 손으로 자식 숨 줄을 끊어야 했던 어머니는 3개월 뒤 자살했고, 경기 심판이던 리처드 그린도 7개월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득구의 죽음으로 15라운드까지 치르던 권투 경기가 12라운드로 줄고, 라운드 사이 휴식시간도 60초에서 90초로 늘어났다. 하지만 뱃속에 들어선 지 석 달 됐던 아이는 끝끝내 아빠를 보지 못했다.

"맨시니 아저씨를 만나로 결심하고 나서 처음으로 그 경기를 봤어요. 그런데 경기를 보니까 증오심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끓어오르더라고요. 그래도 결국 LA에 갔는데 아저씨가 '난 그 사건 이후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복싱에 대한 열정도 다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아저씨를 만나보니 믿게 됐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아저씨 잘못이 아니라는 믿음이요.'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뭔가 끊어진 것 같던 제 삶이 이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김득구 선수 아들 지완 씨)

기사 읽기: http://bit.ly/Uquv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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