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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32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한국 근현대사를 통틀어 아홉 살짜리가 남긴 말 가운데 이보다 유명한 말이 있을까. 그날은 강원도 평창에서 부모님과 형, 남동생, 여동생과 오순도순 살던 승복이의 아홉 번째 생일이었다. 가족은 저녁을 먹은 뒤 가족은 저녁을 먹은 뒤 300m 떨어진 옆 동네로 이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장공비 5명이 집에 들이닥치면서 생일상은 칼과 돌로 변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승복 군은 곧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였다. 박정희 정권은 죽음을 앞에 두고도 이 군이 끝끝내 절개처럼 지켰던 반공정신을 높이 샀다. 전국 곳곳에 동상, 기념관을 세운 것도 당연한 일. 세월이 흐르고, 안티조선 운동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1990년대 진보 세력에서는 이승복 군의 유언(?)을 처음 전한 조선일보 기사가 소설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승복 허구론은 그렇게 2000년대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2004년 법원은 당시 조선일보 기사가 사실에 근거해 작성했다고 판결했다. 그저 묻고 싶다. 가난했지만 단란하고 소박했던 한 가정의 비극적 최후를 지켜봐야 하는 인간적 슬픔보다 반공, 안티조선 정신이 훨씬 더 숭고한 일인 걸까. 이날은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지 스무 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기사 읽기: http://bit.ly/TQd0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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