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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56 1992 학력고사 시험지 도난


동아일보 사내에서 이 기사는 종종 '단군 이래 최대 특종'이라고 불린다. 생각해 보시라. 온 수험생, 학부모가 목을 매는 대입시험. 시험 전날 누군가 시험지를 훔쳐갔다. 그런데 이걸 한 신문사에서만 단독으로 보도했다. 그러니까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 수능 시험지를 도난당해 시험을 연기한다는 게 한 신문사에만 실렸다면?

그렇다면 과연 이 기사를 어떻게 혼자만 쓰게 된 걸까? 정답은 '술'. 국무총리실에 출입하던 모 기자는 전날 과음으로 기자 간담회에 가지 못했다. 데스크에서 간담회 내용을 보고 받으려 전화를 할 때까지도 술이 덜 깬 상황. 기자는 허둥지둥 기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 더 허둥지둥 총리실로 뛰어가던 모 국장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기자가 센스를 발휘한다. "그래서 어떻게 한대?" 아무 것도 모르고 던진 말이었지만 국장은 이실직고. "뭘 어떡해. 시험 연기해야지." 이 한 마디에서 힌트를 얻어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술이 안 빠진 건 이 회사 사회부장도 마찬가지. 당시 신문은 석간이라 점심부터 술 한 잔. 그때 TV에 이 소식을 알리는 속보가 떴다. 사회부장은 '낙종했다'는 생각에 서둘러 회사로.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게 바로 자기네 회사 특종이었던 것. 음, 그러니까 편집국에 돌아와서도 제가 특종을 못하고 있는 건 다 '드라이 재뉴어리' 때문입니다. 응?

기사 읽기: http://bit.ly/10wEd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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