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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65 최은희 행방불명


신상옥 감독 회고록에는 자신이 부인 최은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정말 초콜릿을 깨물어 먹을 시간이 필요 없을 만큼 적혀 있다. 그래도 둘은 엄연히 이혼했던 사이. 신 감독이 다른 배우하고 바람이 나 애까지 낳은 게 문제였다. 그렇다고 신 감독 말을 거짓말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게 또 다른 의미로 국경을 넘은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휴전선이 국경이니 아니니 하는 논란은 일단 접어두자.)

1978년 2월 7일자 동아일보에 영화배우 최은희 씨가 행망불명됐다는 소식이 실렸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이는 영화광 김정일의 소행. 신 감독은 전 부인을 구하겠다며 납치를 유도(?)했다. 물론 마음이 편할 리야 없었겠지만, 영화에 기차 충돌 장면이 필요하면 진짜로 기관차 두 대를 충돌시켜 주는 등(!!) 김정일은 이들의 영화 제작을 적극 지원했다. 최은희는 북한 배우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도 탔다.

그래도 따뜻한 남쪽 나라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법. 두 사람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했다. (그 뒤 우여곡절도 물론 있었다.) 그나저나 "은희 씨를 보고 있으면 앞으로 찍을 영화들이 자꾸 떠올라요. 상상력의 원천이라고나 할까?"처럼 달달한 멘트로 당대 최고 여배우 마음을 흔들고도 바람을 피우는 게 남자라는 동물이라니, 참, 그 동물에 속해 다행입니다. 응? -_-)a

기사 읽기: http://bit.ly/WvDP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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