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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68 "나는 헌병 사령관"


법치(法治)라는 말은 한마디로 말하면 판사가 피고(인)를 무시할 권리가 없듯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뜻일 터. 지금도 이걸 지키지 못하는데 전쟁이 끝난 지 5년도 안 된 남한에서 이런 원리가 지켜졌을 리가 없을 터. 당시 치안국장이었던 김종원은 판사를 향해 "당신은 일개 판사였지만 나는 헌병 사령관이었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당연하게도 그는 일본군 하사관 출신이었고, 해방 후에는 국방경비대 장교로 자리매김했다. 빨갱이 소탕에 앞장선 것 역시 당연한 일. 그리고 역시 예상하시는 것처럼 비겁했다. 그는 전투에서 수세에 몰리면 후퇴하기 급급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부하는 서슴없이 쏴 죽였다. 이런 사람들이 인생이 늘 그렇듯 전쟁 후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승승장구였다.

그는 대한민국에서도 높으신 분답게 회의 중 인플레 때문에 서민들 살림살이가 괴롭다는 말에 '당장 가서 인플레를 잡아오라'고 말씀하시는 에피소드도 잊지 않으셨다. 그의 후손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정말 이렇게 한심하고 비겁한 인간들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던 해방 그리고 전후 공간. 21세기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 촌스러운 전통에서 얼마나 떨어져 살고 있을까

기사 읽기: http://bit.ly/16bjp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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