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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70 성폭력 특별법 탄생


처녀는 강도에게 목숨을 잃은 아버지와 한 이불을 덮고 얌전히 누워 있었다. 경찰은 이를 수상히 여겼다. "사실 아버지가 살아 계십니다." 이 말에 처녀는 오히려 울부짖었다. 아니야, 그러면 안 돼. 처녀는 그제야 순순히 범행을 털어놓았다. 자신이 남자친구하고 짜고 의붓 아버지를 죽였다고 말이다.

처녀가 7살 때 엄마가 재혼했다. 검찰청 직원이던 아버지는 처녀가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여대생이 될 때까지 줄기차게 몸을 요구했다. 서울로 유학 온 처녀는 남자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했지만 그 남자는 달랐다.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처녀는 그녀에게 성폭행 사실을 털어 놓으며 헤어지자고 했다. 남자는 의붓 아버지를 찾아가 이제 그만 처녀를 놓아달라고 사정했지만 돌아온 건 "이 년이 바람이 났다. 가족을 다 죽여 버리겠다"는 협박뿐이었다.

처녀와 남자는 결국 아버지를 살해했고 강도 살인으로 위장했다. 법정에서 남자는 말했다. "나는 보은이의 의붓아버지를 죽인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보은이를 살린 겁니다." 처녀도 말했다. "구속된 후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짐승에게 밤새도록 시달리지 않아도 됐기 때문입니다. 제가 벌을 받을 테니 진관이를 선처해 주세요." 김보은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김진관도 감형을 받았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 덕에 대한민국에는 '성폭력 특별법'이 생겼다.

기사 읽기: http://bit.ly/13Ut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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