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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21 쇠고기 감별법


"추석이 다가오니 도처에 다리 부러진 소가 많기도 하다(到處何多蹇脚牛·도처하다건각우)."


유만공(1798~1869)은 명절 풍속을 집대성해 '세시풍요(歲時風謠)'를 펴내면서 이렇게 썼다.


농업을 중시한 조선 시대 때는 소를 함부로 잡을 수 없도록 했다. 그래서 소를 잡아 먹은 다음 다리가 부러져 도축을 했노라고 거짓 보고를 했던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은 정말 쇠고기를 사랑했다.


그러면 우리 조상들은 어떤 쇠고기를 좋아했을까?


조선 시대 쇠고기 취향은 알기 어려워도 일제강점기 취향은 알 수 있다.


1932년 오늘(3월 12일)자 동아일보 '가정상식'은 "쇠고기는 좋고 나쁜 것이 완연히 구별된다"면서 쇠고기 감별법을 소개했다.


"좋은 것…색채가 선명한 적갈색(어린 쇠고기)이고 조직은 근섬유가 치밀하며 적당한 지방이 섞이고 탄력성이 풍부합니다. 또 지방은 백색으로 단단하고 적당하게 어우러져 섞이어 상강상(霜降狀)을 이루어 섬유 중에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상강상 그러니까 서리가 내리는 모양이 바로 '마블링'이다. 지금도 마블링 등급을 나타낼 때 상강도(度)라는 표현을 쓴다.


한국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정말 마블링을 사랑했던 것이다. 한국인의 마블링 사랑은 지구 반대편 육우 환경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재성 한의학 박사가 쓴 책 '우리 가족은 안녕하십니까'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원래 마블링이 있는 고기를 만들지 않는데 한국에 수출하는 소만 비육 과정을 거쳐 마블링을 만든다고 한다.


사실 건강학적 측면에서 마블링 자체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위키피디아).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세상에서 가장 끊기 힘든 게 '아는 맛'인 걸.


기사 읽기: http://bit.ly/2xxyc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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