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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오락실 게임 베스트 10(feat. MAME)

아케이드 게임 에뮬레이터 'MAME' 로고. 위키피디아 공용


틀림없습니다. 인생에서 이보다 더 심심할 때는 없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질문이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를 맺고 있는 분은 이 문장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거의 모든 SNS에서 제가 소개문구로 사용하는 문장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를 멈춰 세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게 바로 옛날 오락실 게임입니다.


이제 저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게임과 거리가 먼 인간.


그러나 저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크면서는 게임을 적잖게 즐기기도 했습니다.


5년 전에는 MS-DOS 시절 게임을 웹 브라우저에서 실행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포스트를 쓰기도 했습니다.


옛날 오락실 풍경. 인터넷 캡처


그래서 이번에는 옛날 오락실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MAME(Multiple Arcade Machine Emulator)라는 에뮬레이터가 있으면 오락실 게임을 컴퓨터에서 즐기는 게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이 궁금하시면 '컴퓨터에서 오락실용 보글보글 플레이하기' 포스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런 방법을 소개하는 대신 제가 그 시절 사랑했던 게임 톱10을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랭킹을 정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역대 최고 오락실 게임은 무엇인가?' 같은 주제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 이유로 '메탈 슬러그',  '스트리트 파이터 2' 같은 게임은 이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게임을 크게 좋아한 적은 없으니까요.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좋아했습니다.)


1983년 세상에 나온 '엘리베이터 액션'. 유튜브 캡처


또 어디까지나 '오락실' 게임이 기준입니다.


그런 이유로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게임이라고 해도 제가 다른 플랫폼으로 즐겼던 게임은 뺐습니다.


이 과정에서 '더블 드래곤'(쌍용권) 시리즈, '램페이지'(알프), '슈퍼 마리(브라더스)', '심슨 가족', '엘리베이터 액션', '콘트라'(魂斗羅) 시리즈, '골든 액스'(황금도끼) 등을 제외했습니다.


이 가운데 엘리베이터 액션은 제 MAME 플레이 횟수 톱5 안에 드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게임을 재믹스(MSX)로만 해봤지 오락실에서는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고르고 골라 게임 10개만 남겼습니다.


아래 등장하는 순서는 가나다순일 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갈스패닉 땅따먹기

처음부터 '므흣한' 게임이 걸렸습니다. 사실 어릴 때는 게임을 잘 못하니까 = 라운드 진행을 많이 못하니까 이 게임 수위가 이렇게 높은 줄 몰랐습니다. 그저 순수하게 '땅따먹기' 스타일 게임을 즐겼을 뿐입니다. 건전 버전 땅따먹기를 원하시면 볼피드(volfied)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갤러가 갤러그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입니다.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이라면 어릴 때는 (비디오) 게임을 '뿅뿅'이라고 불렀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이 게임에서 총알을 쏘면 그런 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게임 대명사라고 할 수 있던 명작. 참고로 갤러그 마지막 판은 255판입니다. 그 이상 진행하면 버그를 일으킵니다.

버블보블 보글보글

사실 이 위대한 게임에 제 부족한 평가를 덧붙여 무엇하겠습니까. 스크린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1986년에 세상에 나왔는데 여전히 오락실에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긴 생명력이 이 게임 진가를 증명합니다. 혹시 모르는 분이 계실까 봐 말씀드리면 버블보블은 반드시 2인용으로 해야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선셋 라이더스

그 시절 많고 많았던 다인용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그 가운데 선셋 라이더스를 고르 건 (게임 초반부는) 조작하기가 쉬운데다 곳곳에 유머 코드가 가득해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 좋은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임은 친구들끼리 모니터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해야 제맛인데 말입니다. 

스타디움 히어로 신야구

그 시절 오락실 야구 게임 대명사. 어릴 때는 (일본어를 1도 몰랐으니) 전혀 몰랐는데 나이 먹고 해보니 이 게임이 더욱 좋은 이유가 생겼습니다. 그건 바로 제 일본 프로야구 응원팀 한신(阪神) 타이거스가 아주 강팀으로 등장한다는 것. 이 게임에 등장하는 T팀이 바로 한신입니다. 그나저나 저희 동네에서는 저 게임을 주로 신(新)야구라고 불렀는데 구(舊)야구는 본 적이 없습니다.

스트리트 후프 길거리 농구

정말 오락실 농구 게임 같은 농구 게임. 당시에는 농구가 워낙 인기 스포츠였고 비슷한 시기에 런앤건, 슈퍼슬램 같은 농구 게임도 인기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가장 선호했습니다. 요즘 나오는 NBA2K 시리즈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오락실 게임은 또 오락실 게임만의 맛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에어로 파이터즈

저처럼 게임을 못하는 아이들은 이런 종스크롤 비행 슈팅 게임을 정말 못합니다. 그래도 자꾸만 동전을 넣게 되는 게 이런 게임이 가진 매력. 게다가 에어로 파이터즈는 게임 안을 온갖 코믹 요소로 가득채워두고 있습니다. 최종 보스가 거대 원숭이라니! 물론 에뮬레이터는 동전을 무한히 넣을 수 있기에 이런 장면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더 보이

이 게임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 고전 중 고전이라고  부를 만한 게임. 게임 시작 음악만 떠올려도 아련한 추억에 젖으실 겁니다. 항상 밥을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교훈까지 알려주는 수작.

차이나 게이트 서유기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 콘텐츠에서는 손오공을 킹왕짱으로 설정하는 게 기본 옵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게임에서는 사오정이 더 센 느낌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보통 2인용으로 사오공+사오정 조합을 선택하곤 했던 게임. 이 10가지 게임 중에 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서유기가 2위입니다.  

테트리스

그리고 1위는 두말할 것도 없이 테트리스입니다. 저는 지금도 테트리스를 아주 사랑합니다. 앞으로 아이폰에 EA 테트리스를 설치할 수 없게 되어서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고 쓸 정도입니다. 비행기를 탈 때도 꼭 기내 랭킹 1위를 차지하고 내려야 직성이 풀립니다. 이 모든 게 바로 이 아타리 테트리스에서 시작했습니다.

요즘 친구들이 저마다 PC방에 얽힌 추억이 있을 것처럼 1980,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내신 분이라면 누구나 오락실에 얽힌 추억이 있으실 터. 


여러분 오락실 인생 최고 게임은 무엇이었나요? 지금 해도 정말 재미있겠다 싶은 게임이 있으면 저한테도 귀띔 좀 해주시기를 -_-)/


아, 그나저나 이제 오락기가 신용카드도 받는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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