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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읽읍시다 #18 이리역 폭발 사고


폭발음이 들렸다. 반경 500m 안에 있던 건물 대부분이 날아갔다. 한 기자는 서울 본사에 전화를 걸어 "이리는 쑥밭이다. 서울은 무사하냐?"고 외쳤다. 전쟁이 난 줄 알았던 것. 인기 가수 리사이틀이 열리던 극장은 지붕이 무너졌다. 한 무명 코미디언 도움이 없었다면 그녀는 '가장 콘서트를 많이 연 가수'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거다.

발단은 급행료였다. 다이너마이트, 전기뇌관 40t을 실은 기차가 전북 이리역(현 익산역)에 멈췄다. 화약류 등 위험물은 역내 대기 없이 바로 통과 시키는 게 원칙. 그러나 화차 배정 직원들은 와이로(賄賂)가 필요했다. 인천에서 26시간을 달려 이리에 도착한 열차는 40시간 넘게 역을 떠나지 못했다.

지루했던 호송원은 막걸리 한 되,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들어왔다. 11월 화물칸 안은 술기운과 닭털침낭만으로 견디기엔 너무 추웠다. 몸을 덥힐 건 촛불밖에 없었다. 스르르 잠이 들었고 잠결에 촛불을 발로 찼다. 그 촛불 한 개로 56명이 숨지고, 1158명이 다쳤으며 8000여명이 이재민 신세가 됐다. 여가수를 구한 코미디언이 남긴 희대의 유행어처럼 "못 생겨서 죄송했던" 1977년 11월 11일의 대한민국

기사 읽기: http://bit.ly/VVjz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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