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스키를 타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1926년 12월 24일자 동아일보 4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원산교육회와 원산체육협회 합동 주최로 1월 4일부터 일주일간 송흥리 스키장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스키) 강습회는 어불례(御不例)*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다." *불례(ふれい)는 일본어로 높으신 분이 편찮으시다는 뜻. 여기서 높은 분이었던 다이쇼(大正) 일왕은 이튿날(25일) 새벽 숨졌다.
조선총독부 철도국 국우회는 1926년 원산 신풍리에 국내 첫 스키장을 만들었다. 동아일보는 이듬해 겨울 '설원(雪原)의 쾌기(快技) 스키 이야기'라는 4회 시리즈를 연재했다.
http://bit.ly/RNGVQR 시리즈는 이렇게 시작한다. "조선의 운동계는 11월부터 익년(이듬해) 3월까지의 근반년(近半年·거의 반년)의 장기간을 설한풍(雪寒風·눈과 찬 바람)에 갓치우게(갇히게) 되는 바 오직 이 동안 건남아(健男兒·건강한 남성)의 체육을 보장함에는 '윈터스폿스(윈터스포츠)'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긴 시간의 '윈터씨슨(윈터시즌)' 동안을 스케잇(스케이트)으로만 보내기에는 유감이 적지 않다. 이에 느낀 바 있어 이제 설원의 쾌기 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련다."
920년대 조선은 확실히 낯설고 신기한 나라. 아이폰만 들고 갈 수 있다면, 1920년대 조선에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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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t.ly/RNH7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