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신드롬
오후 수업만 있는 오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마을버스에 올라 환기구 아래 자리를 잡았다. '피터팬'을 읽고 있는 초등학생 여자애 두 명. '책은 눈으로 읽는 거야.' '난 눈으로만은 절대 못 읽어.' '지금도 속으로 읽고 있어?' '응. 속으로 읽는 게 눈으로 읽는 거야.' 분명 이 꼬마애들의 세계에도 뭔가 고민이 있고, 불만도 있고, 또 나름대로 복잡하기도한 사회겠지. 누구랑은 놀면 안 되고, 그 아이랑 놀았다간 자기도 같이 놀면 안 되는 아이가 되어 버리고, 자기가 어른이 된다는 일이 믿기지 않고, 그저 막연한 동경으로만 머룰러 있는 세계. 회의로 무언갈 결정하기 좋아하는 또래 집단. 아, 나는 식상하게도 그 세계로 돌아가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들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라든가 '유예기간의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