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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오차범위(표본오차)란 무엇인가?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선거의 계절은 여론조사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여론조사기준 제18조에 따라 언론은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전할 때 반드시 신뢰수준, 표본오차 같은 정보를 포함해야 합니다.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10∼12일 실시해 13일 발표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8%로 미래통합당 지지율(22%)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일보 '유권자 30% 안팎 무당층, 누구 손 들어줄까'


그러면 신뢰수준은 뭐고 표본오차는 또 뭘까요?


N포털에서 '신뢰수준'을 검색하면 제일 위에 '한경 경제용어사전' 풀이가 이렇게 나옵니다.


신뢰 수준 95%는 해당 여론조사를 95% 믿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조사를 100번 하면 오차범위 내 동일한 결과가 나올 횟수가 95번이라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표본오차'도 같은 사전 풀이가 제일 위에 뜹니다.


여론조사에서 모집단의 일부인 표본에서 얻은 자료를 통해 모집단 전체의 특성을 추론함으로써 생기는 오차.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는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95번은 오차가 ±3.0%포인트 안에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오차'는 또 뭘까요?


애석하게 이 사전에는 오차에 대한 설명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와 절친인 위키피디아에서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차(誤差, 영어: error)란 참값근삿값의 차이로, 근삿값에서 참값을 뺀 값이다. 예를 들어 참값 $\pi$(원주율)을 근삿값 3.14에서 뺀 값, 3.14 - $\pi$는 오차이다. 오차는 양숫값, 0, 음숫값을 모두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오차의 절댓값이 작을수록 근삿값은 참값에 가깝다.


오차범위는 문자 그대로 이 오차가 발생하는 범위입니다.


여론조사에서는 조사 결과가 근삿값입니다.


참값은 실제로 국민을 한 명, 한 명 조사해 그 가운데 몇 %가 지지 정당이 없는지 확인한 결과겠죠?


실제로 이런 작업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신 이 조사를 100번 (반복)했을 때 95번은 '조사 결과 - 실제 비율'(오차)이 ±3.1%포인트 안에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이상을 종합하면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95번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28% ± 3.1%포인트 범위(24.9~31.1%)로 나올 것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신문사에서 내놓은 사전 풀이를 따라 정의한 결과니까 말입니다.


단, 아주 적확하게 말씀드리면 이 설명은 틀렸습니다.


지금부터 왜 이런 접근법에 '구멍'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전을 던져보자


통계 개념을 공부할 때는 일단 동전부터 던져 보는 게 좋습니다.


동전을 한 번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이 $\frac{1}{2}$라는 건 모르시는 분이 아니 계실 겁니다.


그러면 동전을 두 번 던졌을 때 앞면이 한 번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요?


앞면을 H, 뒷면을 T라고 하면 이 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H, H}, {H, T}, {T, H}, {T, T} 등 4가지 입니다.


이때 앞면이 한 번 나오는 건 {H, T}, {T, H} 등 두 경우입니다. 따라서 $\frac{2}{4} = \frac{1}{2}$이 답이 됩니다.


그렇다면 동전을 세 번 던졌을 때 앞면이 두 번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요?


마찬가지로 쓰면 {H, H, H}, {H, H, T}{H, T, H}, {H, T, T}, {T, H, H}, {T, H, T}, {T, T, H}, {T, T, T} 여덟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앞면이 한 번 나오는 건 색칠한 세 사례. 그래서 $\frac{3}{8}$이 답입니다.


이렇게 계속 계산하면 동전을 100번 던졌을 때 앞면이 0~100번 나올 확률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확률을 그래프로 그리면 어떻게 나타날까요?


일단 50번(=100 × $\frac{1}{2}$)에 가까울수록 확률이 높을 겁니다.  따로 설명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죠?


동시에 0번 그리고 100번 쪽으로 가면 확률이 내려갈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0~100번 확률을 계산을 해서 그래프를 그리면 아래 그림처럼 나타납니다.



(이 그래프를 어떻게 그리는지 궁금하시다면 "롯데 '가을야구' 진출 확률, 이항분포로 알아보자!" 포스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전을 100번 던졌을 때 앞면이 정확하게 50번 나올 확률이 8%로 제일 높습니다.


이어서 49번 또는 51번 나올 확률이 7.8%로 그다음입니다.


따라서 동전을 100번 던졌을 때 앞면이 49~51번 나올 확률은 23.6%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 식으로 확률을 더해보면 앞면이 40~60번 나올 확률은 96.5%가 나옵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 그래프에 평균 50, 표준편차 5인 정규분포 그래프를 얹어 보면 더욱 재미있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아주 잘 맞습니다.


사실 정규분포 그래프가 눈에 익은 분이라면 주사위를 던져서 그린 첫 그래프만 보셔도 정규분포라는 표현을 떠올리셨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수학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신 분이라면 '이항분포의 정규근사(近似)'라는 개념까지 도달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시행 횟수 그러니까 여기서는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성공 확률이 $\frac{1}{2}$에 가까울수록 이항분포는 정규분포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게 정규분포가 확률 분포 가운데 제일 유명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 유명한 녀석과 조금 더 놀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은 정규분포


정규분포에 대해 개념을 잡고 싶을 때는 이 유명한 그림을 들여다 보면 도움이 됩니다.


정규분포 그래프는 평균(μ)과 표준편차(σ)에 따라 모양이 변합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평균이 가장 볼록하고 평균에서 멀어질수록 좌우 대칭으로 높이가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평균 주변에 표본이 많이 몰려 있고 양 끝으로 갈수록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전을 100번 던질 때 앞면이 40~60번 나오는 경우가 96.5%나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규분포에서도 평균을 중심으로 ±1표준편차 안에 전체 사례 중 68.3%가 몰려 있고, ±2표준편차 안에 95.4%, ±3표준편차 안에 99.7%가 들어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3표준편차 바깥에 각각 0.1%씩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반올림 때문입니다.)


이런 특징을 흔히 '68 - 95 - 99.7 법칙' 또는 3 시그마 법칙이라는 표현으로 요약합니다. (σ가 시그마입니다.)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숫자를 가지고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을 정의합니다.


숫자를 딱 떨어지게 맞추면 '평균 ± 1.96표준편차' 안에 전체 사례 가운데 95%가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95% 신뢰구간은 -1.96표준편차~1.96표준편차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을 여론조사에서는 표본오차 또는 오차범위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이 신뢰구간과 '신뢰수준'(Confidence Level)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100번 가운데 95번


평균이 0, 표준편차가 1인 (표준) 정규분포를 따르는 모(母)집단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기서 샘플(표본) 50개를 뽑습니다. 그다음 이 샘플 50개를 가지고 평균과 표준편차를 계산합니다. 그러면 50개 샘플 95% 신뢰구간도 구할 수 있겠죠?

 

이런 작업을 100번 반복해 각 시행별 95% 신뢰구간을 그려보면 아래처럼 나타납니다.



신뢰구간 100개 가운데 95개 그러니까 95%는 신뢰구간 안에 모집단 평균인 0이 들어갑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100번 반복할 때마다 정확하게 95번 vs 5번으로 나뉘는 건 아닙니다.


어떨 때는 92번 vs 8번이 되기도 했다가 어떤 때는 98번 vs 2번이 되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흐름이 95 vs 5를 향해 수렴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물론 95% 신뢰구간을 기준으로 그래프를 그렸기 때문입니다.


신뢰수준(또는 신뢰도) 95%라는 건 이런 뜻입니다.



따라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라는 말이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95번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28% ± 3.1%포인트 범위(24.9~31.1%)로 나올 것"이라는 풀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정말 100번 가운데 95번은 그 범위로 나올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은 대신 전 국민 가운데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24.9~31.1% 범위 안에 있다고 95% 장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달리 말하면 같은 조사를 100번 했을 때 95번은 전 국민 대상 조사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만 나머지 5번은 틀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번 조사가 95번에 속하는지 5번에 속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95% 확률로 이 범위 안에 전 국민 대상 조사 결과가 들어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듭니다.


이렇게 100번 가운데 95번이 겹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이미 모집단 평균(=모평균)이 0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론조사 때는 조사 결과는 알아도 전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신뢰수준 95%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적은 샘플의 아름다움


이번에는 아주 적은 개수로 샘플링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모집합 {1, 2, 3}에서 (반복을 허락해) 원소를 두 개씩 추출하는 겁니다.


참고로 이 모집합 평균 그러니까 모 평균은 2이고, 모 분산은 $\frac{2}{3}$, 모 표준편차는 $\sqrt\frac{2}{3}$입니다.


 표집 표본 평균 오차 오차 제곱
 {1, 1} 1  1 1
 {1, 2} 1.5  0.5 0.25
 {1, 3} 2  0 0
 {2, 1} 1.5  0.5 0.25
 {2, 2} 2  0 0
 {2, 3} 2.5 -0.5 0.25
 {3, 1} 2  0 0
 {3, 2} 2.5 -0.5 0.25
 {3, 3} 3 -1 1
 평균 2  0 $\frac{1}{3}$


이 표에서 표본 평균은 추출한 원소 두 개 평균을 구한 값입니다.


오차는 모 평균에서 표본 평균을 뺀값입니다. 오차 제곱은 이 오차를 제곱한 값입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실은 '표본 평균의 평균'을 계산하면 모 평균과 같은 값(2)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오차 제곱의 평균 그러니까 표본 평균의 분산($\frac{1}{3}$)은 모 분산($\frac{2}{3}$)과 다릅니다.


그런데 모 분산($\frac{2}{3}$)을 표본 숫자(2)로 나누면 표본 평균의 분산($\frac{1}{3}$)과 같은 값이 나옵니다.


그래서 표본 평균의 분산을 알면 모 분산도 알 수 있습니다.


이 값에 루트를 씌우면 표본 평균의 표준편차가 나오겠죠?


단, 오차를 가지고 계산했기 때문에 이 때는 이 값을 '표준오차'라고 부릅니다.


표본 평균의 분산을 알면 모 분산을 구할 수 있다는 건 모 분산을 알면 표본 평균의 분산도 구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또 표본 평균의 분산을 알면 표준오차도 구할 수 있습니다. 


$\sigma^2$를 모 분산, n을 표본 크기(숫자)라고 할 때 표준오차($\sigma_x$)는 아래처럼 계산하면 됩니다.


$$\begin{align}\sigma_x = \sqrt \frac{\sigma^2}{n}\end{align}$$


표본 숫자가 분모에 있기 때문에 표본이 늘어나면 표본오차가 작아지고 줄어들면 커집니다.


표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여론조사가 더 정확할 것이라는 믿음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결과입니다.


그런데 만약 분산을 모를 때는 어떻게 할까요?


한번 더 통계학 최고 교보재 동전을 가지고 이를 알아보겠습니다.



동전을 한 번 더 던져보자


우리는 동전을 100번 던지면 앞면은 50번이 나올 거라고 '기대합니다.' 왜 그럴까요?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올 확률($p$)이 $\frac{1}{2}$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단 기댓값($E(X)$) 그러니까 평균을 '$n \times p = np$'라고 쓸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1, 2, 3} 평균을 계산할 때 $\frac{1+2+3}{3}$으로 계산하는 건 각 숫자가 $\frac{1}{3}$ 확률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1 \times \frac{1}{3} + 2 \times \frac{1}{3} + 3 \times \frac{1}{3}$을 계산한 것과 같은 결과입니다.


그러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점, 뒷면이 나오면 0점을 받는 게임에서 점수의 분산($\sigma^2$)을 계산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이때 기댓값은 $\frac{1}{2}$입니다. 그리고 성공할 확률도 $\frac{1}{2}$이고 실패할 확률도 $1-\frac{1}{2}=\frac{1}{2}$입니다.


그러면 분산을 구하는 식은 아래처럼 쓸 수 있습니다.


$$\begin{align}\sigma^2 = (1 - \frac{1}{2})^2 \times \frac{1}{2} + (0 - \frac{1}{2})^2 \times (1-\frac{1}{2})\end{align}$$


이를 $p$를 써서 일반화하면 아래 같은 공식으로 나타내는 게 가능합니다.


$$\begin{align}\sigma^2 &= (1 - p)^2 \times p + (0 - p)^2 \times (1- p)\\ &= p(1-p)\end{align}$$


위에서 우리는 표준오차를 아래 공식처럼 나타낼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begin{align}\sigma_x = \sqrt \frac{\sigma^2}{n}\end{align}$$


분산 자리에 $\sigma^2$ 대신 $p(1-p)$를 넣기만 하면 분산을 모를 때 표준오차를 구하는 공식을 쓸 수 있습니다.


$$\begin{align}\sigma_x = \sqrt \frac{p(1-p)}{n}\end{align}$$


자연스레 오차범위($\epsilon$)를 공식으로 나타내면 이렇게 쓸 수 있게 됩니다.


$$\begin{align}\epsilon = z \times \sqrt \frac{p(1-p)}{n}\end{align}$$


여기서 $z$는 표준점수(또는 $z$점수)를 나타냅니다.


2표준편차라고 이야기할 때 2가 바로 $z$점수입니다. 신뢰도 95%라면 이 숫자는 1.96이 됩니다.



한 번 더 세상은 정규분포


그렇다면 어떤 여론 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위에서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가 인용한 한국갤럽 조사 결과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한국갤럽이 2020년 3월 둘째 주(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49%가 긍정 평가했고 45%는 부정 평가했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3%).


긍정평가가 49%라는 건 100번 중 95번은 45.9~52.1% 사이 어딘가에 답변이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정평가가 45%라는 건 100번 중 95번은 41.9%~48.1% 사이 어딘가에 답변이 있다는 뜻입니다.


정규분포 그래프에 이 결과를 얹어 보면 아래처럼 나타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전 국민 대상 조사 결과가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이렇게 그래프가 겹치면 두 그래프가 서로 다른 지점을 가리키는 건 아니라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차범위를 벗어난 결과가 나와야 두 응답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42% 대 49%로 결과가 나왔다면 이 조사는 신뢰도 95%를 기준으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국갤럽은 "표본오차보다 훨씬 작은 변동에 대한 의미 부여는 해설이 아니라 소설"이라고 강조합니다.


사실 꼭 95%가 기준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여론조사 대부분은 관례적으로 95% 신뢰수준을 적용합니다.


한국갤럽은 "어떤 조사 결과에 다른 잣대(신뢰수준)를 적용해 조사 결과를 오도(誤導)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서로 다른 조사 결과를 쉽게 비교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95% 신뢰수준을 가장 널리 쓰다 보니까 조사대상(표본)이 몇 명일 때 오차범위가 얼마라는 것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아, 여기서 응답률이라는 표현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대상이 1000명일 때 응답률이 14%라는 건 1000명 중 14%인 140명이 응답을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1000명에게 대답을 들으려고 7143명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frac{1000}{7143} =$ 14%가 나옵니다.


이 응답률이 낮다고 꼭 신뢰도가 낮은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표본 추출 방식과 조사 방식이 더 신뢰도에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정말로 세상은 정규분포

아, 여론조사에서만 정규분포를 활용하는 건 물론 아닙니다.  


클레이턴 커쇼(현 LA 다저스) 2006년 스카우팅 리포트


평균이 50, 표준편차가 10인 정규분포 그래프를 그리면 전체 표본 가운데 99.7%가 50 ± 30 그러니까 20~80 사이에 몰려 있을 겁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선수를 평가할 때는 0~100점이 아니라 20~80점만 씁니다. 


(이건 사실 원인과 결과를 착각해 생긴 일입니다. 원래는 선수 평가가 쌓이면 20~80점 범위에 99.7%가 몰리게 마련인데 스카우트는 처음부터 20~80점을 쓰니까요.)


또 품질 관리 용어 중 '6 시그마'도 정규분포에 여기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sigma$를 /시그마/라고 읽는 것 잊지 않으셨죠?)


평균 ± 6표준편차 안에는 99.9999998027%가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불량률을 0.000000001073%까지 낮추겠다는 게 바로 '6 시그마'인 셈입니다.


저 역시 학창시절 '도대체 정규분포 같은 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으란 말이냐?'고 생각했던 문과충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쓸모가 많습니다. 역시 뭐든 배워서 나쁠 건 없습니다.


댓글, 4

  • 댓글 수정/삭제 Sehee
    2020.08.09 18:11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댓글 수정/삭제 warren
    2020.08.29 11:46

    저같은 문과충이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가 목잡해 지고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정규분포보다 멱법칙(power law)을 보이는 현상이 많아진다는 기사를 본것 같습니다. 시간 나시면 멱법칙에 대해서도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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