聰明不如鈍筆
총명불여둔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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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감흥 없던 어떤 회의 후기


• 기자질로 먹고 사는 이들 최고 재능은 '학습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빨리 배운다고 깊게 안다는 건 아니다. 물론 누구나 '웹 전략'을 짤 수는 있다. 그런데 세상에 UI/UX 전문가라는 인간들이 괜히 존재한다는 건 아니다. 사실은 전문가가 아니면서 전문가인 척 말하는 게 직업인 이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한다고 정말 대책이 나올까.

• 생산자인 우리가 '콘텐츠 도달' 문제에 있어 제일 먼저 고민해야 할 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 역시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한 덩어리로 생각하는 게 얼마나 잘못된 접근법인지 밝힌 시장 조사 자료는 차고 넘친다. 심지어 모바일도 휴대전화와 태블릿PC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그러니까 PC 화면하고 휴대전화는 lean-foward 매체고, 태블릿PC는 lean-back 매체다. 종이 신문 역시 lean-back이다.

• 일반적으로 태블릿PC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부를 많이 했고 돈도 많이 번다. 종이 신문 구독자 역시 그렇다. (미국 자료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정말 뉴스라는 상품을 어마어마하게 소비한다. 정말 그들, 그러니까 가장 돈이 되는 고객들이 짧고 간략한 뉴스만 원할까. 정답은 모른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기사가 길다는 이유만으로 읽지 않지는 않는다. 재미가 없으니까 읽지 않는 것뿐이다. 사람들은 길고 긴 e북도 참 잘만 읽지 않는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원한다면 '사면 된다.'

• 너무 당연하게들 잊고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모바일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우리 경쟁 상대는 경쟁지 닷컴이 아니다. 네이버는 오히려 조력자다. 한 때는 애니팡이 경쟁 상대였고 지금은 그 후예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야깃거리를 찾으려고 뉴스를 읽는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공부' 역시 본질을 따져 보면 결국 같은 종착점에 도착한다. 뉴스를 생산하는 우리만 다르게 생각할 뿐이다.

•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바꾼다는 건 사실 일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Not only were our readers increasingly using print media as a support to digital content rather than the other way round, but our team was 70 percent devoted to the creation and production of the print media. So 70 percent of our time is devoted to doing something that 70 percent of our readers would prefer we didn't do." 우리는 사실상 100%다.

• 우리 스스로 우리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또 똑같은 종착역에 도착할 뿐이다. 과연 "우리는 인쇄업도 같이 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이라는 개념을 이 공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게다가 온라인과 모바일은 아직 돈이 되지 않는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 우리가 가진 힘은 '윤전기'라는 굴레에 더욱 갇힐 수밖에 없다.

※lean-foward/back은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텍스르를 읽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느냐 뒤로 쏠리느냐를 구분한 것. 물론 이 차이가 더 큰 차이를 불러일으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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