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은 못 이겨
벌써 네 번째다. 내가 보기엔 다만 서춘화를 닮았을 뿐인데 끝까지 이수영을 닮았다 우겼던 뚱뚱하고 못생긴 간호학과 학생이 첫번째였고, 두번째는 만성변비에 늘 손발이 차가운 미용학과 학생이었고, 세번째는 매주 일요일에 교회를 가는 독실한 크리스천에 어린 왕자를 무척 좋아하는 사회과학부 학생이었고, 그리고 지금의 그녀는 33-25-36의 몸매를 가진 스무살짜리 백수다. 그녀의 몸매 사이즈를 어떻게 알게 됐느냐 하면, 솔직히 꼬치꼬치 캐물어서 알게 됐다. B컵의 가슴, 날씬하다고 우기는 허리, 나중에 애 잘 낳을 만큼 펑퍼짐하다는 엉덩이, 하지만 백수가 되고 나서 허리가 굵어졌다며 한탄하는 그녀를 꼬치꼬치 졸라 그녀에게 저 수치들을 들어 내고야 말았다. 물론 한번에 저 사이즈를 쭉 읊어준 건 아니고 한번에 하..